SkaDi/잔키제로 한국어 번역 (중단)

잔키제로 한국어 번역 - 프롤로그 (5)

2025. 2. 20. 16:52
반응형

영어 공부도 할 겸, 스파이크 춘소프트의 게임 잔키제로를 플레이하며
이벤트 스크립트를 파파고의 도움을 받아(...) 한국어로 번역해보려고 합니다.
실력이 부족하여 오역이 있는 부분도 많을테니 많은 오류 지적 부탁드립니다.

※ 해당 게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.
※ 모든 대사는 영어를 기준으로 작성했으나 고유명사는 최대한 일본어를 기준으로 번역했습니다.

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

[히구라시 하루토]
물이 가득 차있다. 우물인가...? 아니, 물탱크가 있는 것 같다.

[???]
급수탑이에요. 거기서 우리가 마실 물을 얻고 있어요.

꽃모양 머리핀을 한 여자가 내 앞에 다가와 섰다.

[히구라시 하루토]
안녕, 음...?

[꽃모양 머리핀 소녀]
아, 제 이름은 스스키노 린코예요. 저희집은 꽃집을 하고 있어요.

그녀는 급수탑에 다가가 밸브를 돌렸다. 그러자 깨끗한 물이 흘러나와, 그녀의 손에 들려진 플라스틱 병을 채웠다.

[스스키노 린코]
이렇게 사용하시면 돼요. 하루에 얻을 수 있는 물은, 조금 제한되지만요.

[히구라시 하루토]
흠. 어떻게 작동하는거지?

[스스키노 린코]
글쎄요...어떻게인지는 몰라도 해수를 걸러준다고 들었어요. 조금 손봐주니까 제대로 작동했다고 해요.

[히구라시 하루토]
음, 조금 손봐주는 걸로 작동했다면, 그 TV에 나왔던 출연자들이 가져다 놓은 것이겠군.
우리가 서바이벌 게임을 진행하도록 말이야...

[스스키노 린코]
...
혹시 그 만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, 히구라시 씨?

[히구라시 하루토]
그 사람들이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, 이렇게나 준비한 걸 보면 보통 준비는 아닌 것 같은데.
그 만화 영상 뿐만 아니라, 이런 폐허들 세팅까지 말이야.

[스스키노 린코]
아 그래요...그건, 그렇죠, 제 말은... "우리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"라는 부분 말이에요.
지금 이 모든 상황이 TV 프로그램에서 설정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?

[히구라시 하루토]
살아있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다면, 누가 우리를 여기에 데려다 놓을 수 있었겠어?
그렇잖아, 난 어젯밤까지도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었고...
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다 사라진다는 건 불가능해.

[스스키노 린코]
만약...우리가 하룻밤보다 더 오래 잠들어 있었다면요?

[히구라시 하루토]
뭐...?

[스스키노 린코]
오, 어...아니에요! 당신 말이 맞아요. 그냥 해본 말이었어요!
아... 더위를 먹었나. 이제 이상한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네요.
히-히구라시도 너무 스트레스 받을 때는, 물 한 잔 마시면서 머리 좀 식히세요.

스스키노는 도망치듯 달려갔다.

[히구라시 하루토]
...

하룻밤보다 더 오래 잠들어 있었다...?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니야...

한숨을 쉬며 중얼거린다.
스스키노의 뒷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.


차고 반대편 길에는 주차장으로 쓰였을 것 같은, 넓은 공간이 있다.
그곳에는 히라사카 사치카가 웅크려 앉아, 흥얼거리며 바닥에 무언가 쓰고 있었다.

[히라사카 사치카]
흐음, 흠흠흐음, 흠, 흠흠, 흐음.

[히구라시 하루토]
사치카, 거기서 뭐해?

[히라사카 사치카]
오, 와, 하루토다! 오랜만은, 아닌가! 화장실 짓기 좋은 곳을 고르는 중이야.
다 둘러봤는데, 여기가 가장 좋은 것 같아. 차고에서 가깝기도 하고.

[히구라시 하루토]
네가 화장실 짓기를 담당하기로 한 거야?

[히라사카 사치카]
맞아! 아, 료랑 린코도 같이. 그 둘은 지금 재료 찾으러 갔어.

그래, 미카지메가 밧줄을 찾고 있었지...

[히라사카 사치카]
그리고 사치카는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지! 봐봐? 짜잔! 멋지지 않아?

시멘트 바닥에는 마치 "돌을 펜 삼아" 그린 듯한 수많은 도형과 그림이 있었다.
그녀가 그린 게 정확히 뭔지는 알 수 없었다. 아마 그냥 낙서겠지.

[히구라시 하루토]
머-멋진데. 하지만, 좀 더 심플하게 만들어야겠는걸. 우리는 어쨌든, 물자들이 많지 않으니까 말이야.

[히라사카 사치카]
오 예압, 그럼 좀 더 쉽게 만들어볼게! 팁 고마워!

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이 어린 소녀는 자신의 일을 하려는 것을 보니 죄책감이 느껴졌다.

[히구라시 하루토]
나도 도와줄게. 분명히 무거운 물건을 들 일이 있을거야.

[히라사카 사치카]
진짜...? 이제 우리 믿는거야?

사치카가 내 눈을 조심스럽게 쳐다봤다. 아까 차고에서 했던 대화들이 신경쓰였던 모양이다.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까는 미안했어. 난 정말 너희들을 믿고 싶어. 그러니까 내가 돕고 싶은 거야.
게다가, 우리는 너의 그, 어... 팔다리에 무리가 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아.

그녀의 의수와 의족에 대해 말할까 말까 잠시 고민했지만, 결국 말할 수 밖에 없었다.

[히라사카 사치카]
...

[히구라시 하루토]
여기서는 그걸 고칠 수 없으니까, 더 조심해야―

[히라사카 사치카]
헤헤헤헤.

어...?

[히라사카 사치카]
걱정할 필요 없어.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, 내 스스로 고칠 수 있으니까.
이래 봬도, 나 천재 소녀라고 불렸다고, 알아? 신문에도 나온 적이 있어.

[히구라시 하루토]
사치카...?

사치카의 말투가...아니, 어쩌면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바뀌었다.

[히라사카 사치카]
하지만, 내 몸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해줘서 감동했어.
그래서, 상을 하나 주지.

그런 말을 하면서, 사치카는 자기가 입고 있던 원피스 치마를 들어올렸다.

[히구라시 하루토]
지금 뭐하는...

[히라사카 사치카]
내 배를 잘 봐! 이게 사치카의 X 키야.

사치카의 배꼽이 있어야 할 그곳에, 우리와 같은 X 모양의 추적장치가 있었다.
다만 모양과 색이 우리의 것과 살짝 달랐고, 약간 공산품의 금속 부분 같은 느낌이 있었다.
그에 비하면, 우리 배의 X 키는 장난감 같이 보였다... 정확히는 게임기의 버튼 같다고 할까.

[히라사카 사치카]
아직도 믿음이 안 간다면 좀 더 가까이 와서 만져봐도 돼.

그녀의 얼굴에 거짓 웃음이 번진다.
묘한 웃음, 어쩌면 그녀는 내 반응을 보고 싶은 것 같았다.

[히라사카 사치카]
어서, 가까이 와서 보라니까...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-알았어, 알았다고! 얼른 그 옷 내려!

[히라사카 사치카]
히히히, 장난이 좀 심했나?

[히구라시 하루토]
너... 너는 대체 누구야?!

[히라사카 사치카]
사치카잖아... 너희 모두가 잊어버린 그 사치카.

[히구라시 하루토]
잊어버려...?

[미카지메 료]
히구라시? 여기 있었네.

[스스키노 린코]
섬은 벌써 다 둘러보고 온 거예요?

[히구라시 하루토]
미카지메, 스스키노! 내 말 좀 들어봐, 그게―

[히라사카 사치카]
왔구나, 료! 재료는 다 찾았어? 하루토가 우리 화장실 짓는 거 도와준대!

[히구라시 하루토]
무-뭐...?

[미카지메 료]
아, 고마워, 히구라시! 손이 하나 줄겠네.

[히구라시 하루토]
그-그래... 도와줄게, 근데...

[히라사카 사치카]
헤헤... 고마워, 하루토!

[히구라시 하루토]
...

그건...착각이었나?더위와 스트레스 때문에 잘못 본 것 같기도 하다.

[히라사카 사치카]
괜찮아? 몸이 또 안 좋아?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니...괜찮아. 걱정 하지마.

[미카지메 료]
그러면, 재료 찾는 것 좀 도와줄래? 난 밧줄을 아직도 못 찾았어...

[스스키노 린코]
어? 밧줄이라면, 아까 세토우치 씨가 가지고 있던데요.

[히구라시 하루토]
세토우치...?

[미카지메 료]
아까 그 몸짱 경찰 기억나지? 아아 있지, 그녀와 작품 하나 하면 끝내줄텐데.

미카지메가 나에게 속삭였다. 나도 그녀가 기억났다, 기억난 이유는 다르지만.

[히구라시 하루토]
그럼, 내가 그녀를 찾아볼게. 그러면서 섬도 더 조사할 수 있으니까.
더 필요한 건 없어? 내가 찾아볼게.

[미카지메 료]
오, 몇 가지 있어. 대부분 이 섬 안에 있을 거야. 나도 내 나름대로 세토우치를 찾아볼게.

[스스키노 린코]
저는 물을 더 준비해 올게요.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필요할테니까요.

[히라사카 사치카]
사치카는 그럼 여기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기다리고 있을게. 길 잃어버리지마, 하루토!

[히구라시 하루토]
안 잃어버려, 사치카.

내가... 언제부터 사치카와 이렇게 오래된 친구처럼 대화를 하고 있었지?
하지만, 그게 전혀... 어색하지 않다.


[히구라시 하루토]
이상하네... 분명히 누군가 이쪽으로 걸어갔는데.

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. 나는 돌아봤고, 그 순간에―

[히구라시 하루토]
윽!

갑자기, 다가온 손이 내 입을 막더니 나를 그늘 아래로 끌고 갔다.

[여성 경찰관]
실례합니다. 잠깐만 조용히 할까?

[수건을 걸친 남자]
완전 폭력 경찰이네... 뭐, 굉장히 수준급의 실력이긴 했지만.

[히구라시 하루토]
읍! 읍!

[여성 경찰관]
놔줄테니까, 소리는 지르지마, 알았지?

[히구라시 하루토]
후아! 왜 그러는데?!

[수건을 걸친 남자]
쉬잇, 조용... 저기.

목에 수건을 걸친 남자가 염소로 보이는 것을 가리켰다.

[여성 경찰관]
우리가 섬에서 처음으로 찾은 짐승이야. 지금까지 어디 숨어있었던 걸까?

[수건을 걸친 남자]
저게 TV에서 말한 그 "식량"이겠지.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, 좀 거드는 게 어때, 히구라시?

[히구라시 하루토]
거들긴 뭘...?

[수건을 걸친 남자]
당연히, 사냥이지. 저 짐승을 잡을 거라고.

[히구라시 하루토]
사냥? 난 못해! 그런 거 한 번도 해본 적 없어.

[수건을 걸친 남자]
네가 여기에 온 지 얼마 안돼서 자각이 안되나본데, 우리가 여기 얼마나 오랫동안 갇혀있을지 모른다고.
우리는 어떤 것이든 사냥해서 먹어야 해... 안 그래?

[여성 경찰관]
그나저나, 사치카가 걱정이네. 그 아이는 우리만큼 강하지 않잖아.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...
할 수 있는 걸...해볼게.

[수건을 걸친 남자]
아하... 눈치가 빠른데, 안 그래, 히구라시? 맘에 들어.
난 쿠보타 젠. 산 속 깊은 시골에서 농장을 하고 있지. 만나서 반가워.

[히구라시 하루토]
나도 반가워, 쿠보타 씨.

[쿠보타 젠]
아, 나 그렇게 형식적인 거 싫어해. 그냥 쿠보타라고 불러.

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좀 편해진 느낌이네...

[여성 경찰관]
아, 맞네! 우리 아직 자기소개 안했었지, 응? 이거 경찰로서, 실격인데.
세토우치 미나모 경사, 25살 한창 잘 나가는 경찰입니다!
아이참... 또 이랬네.

[히구라시 하루토]
뭘?

[세토우치 미나모]
원래 경찰 모자를 쓰고 있을 때만 경례를 해야 하거든, 근데... 이건 어릴 때부터 내 습관이야.

그녀는 좀 헐렁한 경찰관 같아보인다. 그래도, 그래서 더 친근해보이기는 하다.

[쿠보타 젠]
그렇게 수다 떨다가는 도망가겠다. 히구라시, 앞장 서.
경찰 아가씨는, 뒤쪽에서 퇴로를 차단하는 게 어때?

[세토우치 미나모]
수신 양호! 검문소는 내 전문이니까.
이건 어때? 내가 올가미를 만들어 왔어. 이걸로 염소를 잡을 수 있을 거야.

[쿠보타 젠]
글쎄...시도해 볼 수는 있겠지.
히구라시, 네 옆에 무기로 쓸 만한 막대기가 있을 거야. 맨손보다는 그게 나을 거야.

나는 그의 말에 끄덕였다.
쿠보타가 그의 작업용 장갑을 바로잡으며 미소 짓는다.

[쿠보타 젠]
좋았어, 해보자고. 후후... 이게 서바이벌이다.


[히구라시 하루토]
하아...하아... 이걸로...된 건가...?

염소 같이 생긴 짐승이 길에 쓰러져, 움직이지 않는다.

[세토우치 미나모]
오, 나는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었어. 잘했어, 친구들!

[쿠보타 젠]
히구라시가 내 생각보다 훨씬 잘해줬어. 편집자들은 맨날 방구석에만 박혀있는 줄 알았더니.

나는 인터뷰를 위한 출장들 때문에 다리가 튼튼한 편이긴 하다.

[히구라시 하루토]
우리 먹을 게 필요하다는 건 알아, 하지만... 이렇게 짐승을 직접 죽인 적은 처음이야.

[쿠보타 젠]
아냐, 아직 살아있어. 아주 간신히.

[히구라시 하루토]
뭐?! 그럼 확실히 끝내야...

저 짐승에게는 이제 큰 상관이 없겠지만, 그래도 더 이상 고통 받게 둘 수는 없잖아.

[쿠보타 젠]
아하하. 첫 사냥을 끝내니 이제 킬러 본능이 나오는 건가?
우린 경동맥을 끊고 피를 다 빼낼 거야. 냄새가 심하거든.

[세토우치 미나모]
우와, 진짜 잘 아네, 젠은. 이게 다, 농장에서 익힌 내용들이겠지?

[쿠보타 젠]
글쎄, 일반적인 농부라면 이런 일을 하지는 않겠지.
우리 지역은 염소를 잡을 일이 많았기 때문에 알고 있는 거지. 다리 묶게 밧줄 좀 줄래?

[세토우치 미나모]
여기 있습니다. 결국 올가미는 필요 없었네...

[쿠보타 젠]
뭐, 그렇지...

[히구라시 하루토]
잠깐, 잠깐만. 아까 화장실 짓는 데 밧줄이 필요하다고 했어.
사실 그게 세토우치를 찾으러 왔던 이유야.

[세토우치 미나모]
아, 화장실 만들고 있었어? 말을 하지 그랬어!

그 말을 하기 전에 끌려 갔지만 말이야...

[쿠보타 젠]
염소를 묶는 데는 이만큼만 필요하니까, 가져가도 좋아.

[히구라시 하루토]
알았어. 도울 일이 더 있을까?

[쿠보타 젠]
흐음, 그렇게 말하면. 좋아, 천천히 피가 빠지는 염소 좀 보고 있어줄래.

[히구라시 하루토]
어...아 맞다. 사치카가 기다리겠다, 얼른 가봐야겠어.

[세토우치 미나모]
좋아, 그건 너한테 맡기고. 이 염소는 내가 지켜보고 있을게.

[쿠보타 젠]
허? 너는 그냥, 방해만 될 것 같은데.

[세토우치 미나모]
뭐야뭐야, 젠? 나랑 둘이 있으면 나한테 빠질까봐? 허어어어? 그런거야?

[쿠보타 젠]
뭐? 빠지는게 아니라 빡치는데.

[히구라시 하루토]
하하... 그럼, 밧줄 고마워.

내 손은...아직도 떨고 있었다.
살아있는 짐승이, 이제 곧 죽는다.
이렇게 살아가면... 나도 생명을 빼앗는 것에 익숙해질까?

[히구라시 하루토]
뭐라는 거야...

잡다한 생각을 하느라 시간이 너무 늦어졌다.
사실 나 죽여봤잖아, 아주 예전에.

[히라사카 사치카]
오, 하루토가 왔다! 밧줄 찾았어?

[히구라시 하루토]
응...여기. 이러면 된 거야?

[미카지메 료]
옙, 끝입니다! 고마워! 응? 세토우치는?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직 쿠보타랑 있어...
저 건물 옆에 염소 같은 짐승이 있었거든. 우리 셋이 그걸 잡고 오는 길이야.

[히라사카 사치카]
염소?! 나도 볼래!

[미카지메 료]
나도! 우리 데려가줘, 히구라시! 화장실 따위!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니, 잠깐! 기다려!
아마 그 둘이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을 거야. 방해하지 말자...

[미카지메 료]
마무리...?
오... 아아. 그래. 우리 다음에 보러가자, 사치카.

[히라사카 사치카]
뭐어어어? 왜?

[히구라시 하루토]
음...그러니까 그 염소는 이미 죽었거든.
우리 이따가 그거 먹을 거니까, 안 보는 게 나을 거야, 보면 비위가 상할테니까.

[미카지메 료]
야, 히구라시! 너무 돌직구잖아, 인마!

[히라사카 사치카]
어... 염소 죽었어...? 내가 키우려고 했는데...

[미카지메 료]
음...만약 안 죽이면, 우리가 굶어 죽겠지.
사치카, 3일 동안 물이랑 과일만 먹었잖아, 그렇지? 이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필요가 있어.
우리 이렇게 생각하자. 네가 그 염소를 먹는 그 순간 염소는 너의 일부가 되어 같이 살아가는 거야.

[히라사카 사치카]
진짜? 내 일부가 되는거야...?
우리 식량이 되어줘서 고마워, 염소야.

[미카지메 료]
드디어 고기를 먹게 되는구나, 엄청 기대되는데!
화장실 얼른 지어버리고 먹으러 가자!


우리가 화장실 설치를 완료하고 잠깐 쉬는 동안, 스스키노가 물을 가지고 나타났다.미지근했지만, 육체노동 이후에 마시는 물맛은―

[히라사카 사치카]
아아! 살겠다!

[히구라시 하루토]
그래...

이렇게 물이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몰랐네.

[미카지메 료]
와... 스스키노가 떠다 준 물이라 그런지 차가운 맥주만큼 맛있네.

[스스키노 린코]
하하... 기분은 좋지만, 누가 떠와도 물맛은 똑같답니다.
고생했어요, 히구라시 씨.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을텐데.
히구라시 씨가 이번 미션은 거의 다 했네요, 그렇죠?

[미카지메 료]
맞아, 근데 나도 열심히 일한 거, 알지?

[히라사카 사치카]
그렇지만 재료는 하루토가 거의 다 가져왔는걸.

[미카지메 료]
야-야, 밧줄은 내가 묶었다고!

[히구라시 하루토]
음...그래서 미션은 클리어한 건가? 확실히 알 수가 없네.

[스스키노 린코]
잘 모르겠네요. 클리어한 거라면 그 TV 프로그램이 다시 켜질 거예요.
하지만 그것보다, 화장실이 드디어 생겼다는 게 너무 기뻐요.
저는...볼일을 밖에서 볼 때 누가 볼까봐 찝찝했었거든요.

지-지금까지 도대체 어떻게 했던 거야?

[스스키노 린코]
그래서, 고마워요, 이제 막 여기 오자마자 이렇게 도와줘서.

[히구라시 하루토]
그런 말 하지마... 가만히 앉아있는 것 보다는 그게 낫다고 생각했을 뿐이니까.
그리고 그렇게 내 생각에 잠겨있다가는, 더 불안해졌을테고...

[스스키노 린코]
무슨 말인지 알겠어요. 뭔가 집중하게 되면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거죠.
어제 이 섬에 처음 왔을 때, 저는 완전 패닉이었어요.

[미카지메 료]
스스키노 완전, 난장판이었지. 막 소리 질렀잖아, "저리 가! 만지지마!"

[히라사카 사치카]
료는, 더했잖아. 계속, "죄송해요! 죄송해요!"만 반복했지.

[미카지메 료]
하하... 내가 그랬나?
그 표정은 뭐야?! 그 마모루 선생 몸 못 봤어? 나는 그가 날 두동강 낼 줄 알았다고!

[스스키노 린코]
하하, 그러고보면 쿠보타 씨와 마시로 씨는 항상 차분했던 것 같네요.

내가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.

[마시로 유마]
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답니다...

우리 뒤에 갑자기 나타난 마시로를 뒤돌아 보았다.

[히라사카 사치카]
아, 유마! 이것 봐 이것 봐! 화장실 다 만들었어! 하루토가 엄청 열심히 했어!

[마시로 유마]
그래, 그래서 왔어. 잘했네... 히구라시, 나 좀 써도 되지?

[히구라시 하루토]
아, 어, 그럼. 아직, 테스트는 안해봤지만.

[마시로 유마]
그럼 먼저 실례.

[히구라시 하루토]
그-그래.

[스스키노 린코]
마시로 씨, 이게 필요할 거예요...

[마시로 유마]
흠...? 더 이상 수분 보충은 필요 없는데. 아니, 물이라면―

[스스키노 린코]
그-그게 마시는 게 아니라요...

그녀가 나와 미카지메의 눈치를 살피더니, 말을 이었다.

[스스키노 린코]
어음... 수동...으로...

[마시로 유마]
아, 비데. 그래, 고마워.

마시로는 물병을 받아 화장실로 들어갔다. 하지만 그녀는 바로 돌아나왔다, 그리고...

[마시로 유마]
TV가 켜졌어. 차고로.

그녀는 짧은 한 마디를 남기고 차고로 들어가버렸다.

반응형